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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판타지] 남겨진 용사의 이야기 8화
책읽는나무| 조회 31| 추천 6| 05.16 03:54

서장 - 8


“공주는 찾았나?”


“아직입니다. 조금만 더 시간을 주시면 금세 찾을 수 있습니다”


연회의 마지막에 이르러, 빌헬름 국왕은 차기 국왕을 발표하며 연회를 마무리 지었다.


아직 대관식을 치르지는 않았지만, 1 왕자 그리드는 조만간 국왕의 권좌에 오를 것이다.


그런 그에게, 지금부터 처리해야 할 일은 산더미와도 같았다.


왕궁에 있는 자신의 방에 가신들을 불러모은 그리드는 현재 우선으로 처리해야 할 문제들에 관해 얘기하고 있었다.


“공주는 꼭 생포해라 전해라. 제국이 약해졌다 한들, 그래도 제국이다. 제국의 3녀다. 손에 넣기만 하면, 우리 왕국에 큰 이득이 될 것이다”


“예, 전하”


아직 대관식을 치르지도 않았으나 그는 이미 전하라고 불리고 있었다.


다른 이가 보면 불경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곳에 모인 그 누구도 그런 생각은 없었다.


“길버트 경은 어찌 되었는가?”


“그것이…. 역시 선왕 폐하께서 데려가실 모양입니다”


“아쉽지만 꼭 필요한 패는 아니다. 일단은 군이다. 샬케와 자리를 마련하고 1 장군의 의사를 물어보라. 그동안은 아버지의 편에 섰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왕실의 편인지, 군의 편인지 거처를 정하라고 전하라”


“”예, 전하””


이후 몇몇 자잘한 주제에 대해 더 얘기한 뒤 그리드의 가신들은 자리를 비웠다.


가신들은 평소보다 활기찼지만, 그리드는 그렇지 못했다. 


‘건방진 계집…. 중요하지도 않은 년이 괜히 도망쳐서 일이 꼬이게 생겼구나’


그에게 있어서 엘리스의 안위는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가진 지위가 있기에 쓸만한 패라 생각했을 뿐, 우선도는 높지 않았지만 도망쳤다면 얘기가 다르다.


그녀가 제국으로 도망간 순간, 자신은 즉위하자마자 리오 제국과 문제가 생기리라. 트러블은 가능한 피하고 싶었다.


마음을 굳힌 그는 허공을 향해 말을 건넸다.


“알스, 계집은 분명 조력자가 있을 것이다. 그 년의 위치를 아는 즉시 그곳으로 이동하여 조력자를 해치워라. 조력자가 강해서 계집을 생포하기가 힘들면, 계집이라도 죽여라”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알스는 그의 명령을 들었고, 아마도 그녀는 맡은 일을 확실히 처리할 것이다.


앉아있던 의자에 그대로 몸을 맡기며 그리드는 생각에 젖었다.


‘제위에 오르고, 숙청이 끝나면, 그때부터는 전쟁을 준비한다. 그리고 제나를 데려온다. 제나를 빨리 이곳으로 데려올 힘이 필요하다.”


날카롭고 냉철한 그의 눈빛이 어느새 점점 흐릿해졌다.


하지만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어디에도 없었기에, 아무도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 했다.


***


‘공주가 많이 피곤했나 보네’


빈과 엘리스는 잠시 숲의 강가에 멈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하늘은 아직 어두운 밤이었지만, 어림잡아 4시간 정도 이동하였으니 왕궁에서 말을 교대하며 달려오지 않는 이상 아직 빈센트를 따라잡지 못하리라.


빈센트가 데려온 말은 노마였다. 젊은 군마만큼 오래 달릴 수 있는 말이 아니었다.


해가 밝기 전까지는 길을 따라 이동할 수 있겠지만 해가 밝으면 왕궁에서 명이 내려올 것이다.


빠르면 이미 내려왔을 수도 있다.


그리고 빈센트는 항상 최악을 상정한다.


‘말을 교체하려면 마을에 들러야 해. 하지만 이미 1 왕자가 움직였다면, 마을은 위험하고. 걸어서 이동할 수 있을까? 모르겠네. 아무리 단련되어 있다해도 공주는 고작 13살이야. 여차하면 업어서라도 이동해야겠군. 옷도 새로 구하긴 해야겠어.’


연회의 마무리를 준비하던 엘리스의 옷은 드레스였다. 빈센트의 눈에 엘리스의 옷은 두껍고, 거추장스럽다.


이동에는 방해될 것이라는 생각 밖에 안 들었다.


빈센트는 짧은 수면을 즐기고 있는 엘리스에게 미안한 마음을 느꼈지만, 갈 길이 멀기에 그녀를 깨웠다.


 

“공주, 휴식은 여기까지야. 다시 이동하자”


“..음.. 알았어요…”


엘리스는 아직 잠에 취해있었다.


비틀대고 있지만 말이 있는 쪽으로 걷고 있는 걸 보니 최소한의 정신은 있는 거 같았다.


가는 발걸음이 8자 걸음이었지만 방법이 없다. 승마를 처음 하는 엘리스가 익숙해질 수밖에.


‘오히려 걸어서 이동하는 게 더 빠를 수도 있겠네’


빈센트는 피식 웃으며 공주를 들어 올려 말 위에 올렸다.


“공주, 졸면 떨어지니까 정신 차리고 꽉 붙잡아야 해”


“...네…”


‘새벽에 마을까지 도착하여, 말을 한 번 더 교체 후 최대 속도로 이동 후에 말을 버리고 걸어서 이동하자’


가볍게 말의 배를 발로 차자, 말은 푸르르 대며 다시 걸음을 옮겼다.


***


엘리스는 피곤했다.


평소 꾸준히 길버트에게 검을 배웠기에 같은 나이의 다른 사람보다 체력에는 자신이 있다 생각했지만 그래도 아직 13살짜리 소녀였다.


처음 타본 말은 생각보다 무서웠다.


자신이 보던 풍경보다 훨씬 높은 풍경과 살아있는 생물의 위에 올라탄다는 것은 그녀의 몸을 긴장하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긴장하여 다리에 힘을 너무 많이 주었는지 휴식을 하기 위해 멈춰 서고 몇 시간 만에 땅에 발을 댔을 때, 그녀는 다리가 풀려서 일어설 수조차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졸린 게 가장 우선이었기에 그녀는 죽은 듯이 자고 있었다. 햇빛이 그녀의 눈에 비치기 전까지는.


“흡… 으음….”


길게 기지개를 켜며 손을 뻗은 그녀의 팔에 무언가가 닿아 황급히 팔을 거뒀다.


“좋은 아침이야 공주. 아침 인사치고는 좀 과격하네”


“미…. 미안해요”


한순간에 엘리스의 잠기운이 확 달아났다.


정신을 차린 그녀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울창한 나무숲 사이로 햇빛이 비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아침이 지난 지 제법 되었을 것이다.


타고 있는 말은 어느새 바뀌었고, 말의 엉덩이 부분에는 가방도 달려있었다.


“빈, 여기는 어디예요? 타고 있는 말도 어느새 바뀌었네요”


“하하하, 공주님이 죽은 듯이 자고 있다고는 생각했는데 정말 피곤했나 보네”


엘리스는 까닭 모를 부끄러움에 고개를 숙였다.


“어딘지 물으면 지명은 딱히 모르겠고, 여전히 늑대의 숲으로 가는 길이야. 이르면 내일 저녁에는 도착할 수 있을 거야”


“다행이네요. 왕궁에서 조금 멀어졌다고 이곳은 상당히 따스하네요”


“그렇지. 공주 잠깐 실례될 짓을 할게”


“예…?”


빈센트의 손이 엘리스의 등에서 나타나 그녀의 입을 막았다.


“옷을 벗어줘, 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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