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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와 나와 아즈카반의 죄수 - 제6장 보가트
콩oo 【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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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1 추천 3 11/21 01:16

말포이는 슬리데린과 그리핀도르가 함께 듣는 마법의 약 수업이 반쯤 지난 목요일 오전 늦게서야 수업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오른팔에 붕대를 감고 마치 무시무시한 전투에서 용감히 살아 돌아온 전사라도 되는 양, 붕대를 목에 걸어 고정시키고 거들먹거리며 지하 감옥으로 들어왔다.


“어떻니, 드레이코?”


팬시 파킨슨이 바보 같은 웃음을 지었다.


“많이 아팠니?”

“그래.”


말포이가 일부러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러나 해리는 팬시가 얼굴을 돌리자 그가 크레이브와 고일에게 귓속말을 하는 걸 보았다.


“자리에 앉거라, 자리에 앉아.”


스네이프 교수가 빈둥거리며 말했다.


론은 못마땅한 얼굴로 해리를 쳐다보았다. 만약 다른 사람이 수업에 늦게 들어왔다면 스네이프 교수는 ‘자리에 앉거라’라고 말하기는커녕 심한 벌을 주었을 게 뻔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말포이는 스네이프 교수의 수업시간에는 어떤 짓을 해도 벌을 받지 않고 넘어가기가 일쑤였다. 해리는 이것이 나중에 볼드모트에게 잠입하기 쉽도록 밑 작업을 해두고 있는건지 그저 차별을 좋아하는건지 분간을 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오늘 그들은 ‘몸을 오그라들게 하는’ 새로운 마법의 약을 만들고 있었다. 말포이가 해리와 론 바로 옆에 냄비를 놓았으므로, 그들은 같은 책상에서 재료 준비를 하고 있었다.


“선생님,”


말포이가 외쳤다.


“이 데이지 뿌리 자르는 데 도움이 필요해요, 제 팔이-”

“위즐리, 말포이의 뿌리 좀 잘라주거라.”


스네이프 교수가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 론의 얼굴이 새빨개졌다.


“네 팔이 뭐가 어떻다고 그러는 거야.”


그가 말포이에게 불만을 터뜨렸다. 말포이가 능글맞게 히죽히죽 웃었다.


“위즐리, 넌 스네이프 교수가 하신 말씀도 못 들었니. 이 뿌리를 좀 잘라.”


론이 칼을 잡고 말포이의 뿌리를 끌어당기더니, 아무렇게나 뭉턱뭉턱 자르기 시작했다.


“교수님.”


말포이가 느릿느릿 말했다.


“위즐리가 제 뿌리들을 못쓰게 만들고 있어요.”


스네이프 교수가 그들의 책상으로 다가와 그 뿌리를 빤히 내려다보더니 론에게 심술궂게 웃어 보였다.


“말포이와 뿌리를 바꾸거라. 위즐리.”

“하지만 선생님-”


론은 남은 15분 동안 내내 자기 뿌리를 정확히 똑같은 크기로 조심스럽게 토막 내면서 보내야 할 정도였다.


“자.”


스네이프 교수가 심상치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론은 아주 반듯하게 썰린 뿌리들을 말포이에게 밀어낸 뒤, 칼을 다시 집어들었다.


“그리고 선생님. 전 이 오그라든 무화과나무 껍질도 벗겨야해요.”


말포이가 심술궂게 말했다.


“포터, 말포이의 무화과나무 껍질 좀 벗겨 주거라.”


스네이프 교수가 언제나처럼 해리에게 혐오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해리가 말포이의 무화과나무를 가져갔을 때 론은 자신이 써야 하는 엉망이 된 뿌리들을 손질하기 시작했다. 해리는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무화과나무 껍질을 벗긴뒤 아무 말 없이 다시 말포이에게 내밀었다. 말포이는 그 어느때보다도 더 노골적으로 히죽대고 있었다.


“너희들 최근에 해그리드 봤니?”


그가 그들에게 조용히 물었다.


“그건 네가 알아서 뭐해.”


론이 얼굴도 들지 않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혹시 그가 더 이상 선생 노릇을 하지 못하게 되는 건 아닐까 해서 그러지.”


말포이가 짐짓 슬픈 듯한 어조로 말했다.


“어머니는 내가 다친 걸 보시고 기분이 별로 좋지 않으셨거든.”

“왜 아버지에겐 말하지 않았니?”


해리가 조용히 말했다.


“아, 말할 수 없겠구나. 아즈카반에 있을 테니까 말야.”


말포이의 얼굴이 시뻘겋게 변했다.


“포터 너도 조심해야 할 거야. 어머니는 학교 이사들에게 불만을 털어놓으셨거든. 그리고 마법부 장관 에게도, 우리 가문은 너희들도 알다시피 굉장한 영향력을 갖고 있거든. 그리고 이렇게 오래가는 상처는.”


그가 가짜로 한숨을 내쉬었다.


“혹시 내 팔이 영원히 원래대로 되지 않을지도 모르잖아?”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해리가 말했다.


“그래야 네가 히포그리프에게 건방을 떤 죄를 깊히 뉘우칠 테니까 말이야.”


론이 깔깔 웃다가 금세 멈추었다.


“그렇다면 네 거인 친구가 우릴 가르치는 멍청한 짓을 멈출 수 있을 텐데. 어쨌든 위즐리, 내 애벌레 좀 썰어 줘.”


몇 자리 건너에서는 네빌이 꾸지람을 듣고 있었다. 네빌은 마법의 약 수업시간마다 제대로 한 적이 별로 없었다. 마법의 약은 용량이나 재료의 취급이 정확해야 했기 때문에 덤벙대는 네빌이 가장 해내기 힘들어하는 과목인 데다 스네이프 교수에 대한 엄청난 두려움이 상황을 열 배는 더 악화 시켰다. 밝은 초록색이 되어야 할 그의 약이-


“오랜지 빛이잖아, 롱바텀.”


스네이프 교수가 모두가 볼 수 있도록 국자로 조금 퍼 올렸다가 다시 냄비 속으로 철퍼덕 쏟아 넣으며 말했다.


“오렌지 빛, 이 녀석아. 넌 말귀도 못 알아듣니? 내가 쥐의 지라를 딱 한 개만 넣으라고 그렇게 여러 번 말했는데 내가 말할 땐 도대체 어디 갔다 온 거야? 거머리 즙은 아주 조금만 넣어도 충분하다고 내가 분명히 말했잖아? 도대체 어떻게 해야 말귀를 알아듣겠니, 어, 롱바텀?”


네빌이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는 벌벌 떨고 있었다. 그는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았다.


“저-, 선생님.”


헤르미온느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제가 네빌이 제대로 넣도록 도와줄 게요-”

“넌 나서지 말고 입 다물고 있어, 그레인저.”


스네이프 교수가 차갑게 말하자 헤르미온느도 네빌처럼 얼굴이 새빨개졌다.


“롱바텀, 수업이 끝날 즈음 이 마법의 약을 네 두꺼비에게 몇 방울 먹여서 무슨 일이 벌어지나 보도록 하자. 그렇게 하면 네가 정신을 차릴지도 모르니까.”


스네이프가 겁에 질려 숨도 쉬지 못하고 있는 네빌을 내버려두고 앞쪽으로 가 버렸다.


“나 좀 도와줘!”


그가 헤르미온느에게 끙끙대며 말했다.


“저 멍청이가 자기 두꺼비가 죽는 꼴을 보는 것도 좋을 텐데.”


말포이가 낄낄대며 말했다.


“하지만 저 잡종이 도와줄 테지, 뻔하지.”


그가 충분히 해리와 론에게 들릴 것 같은 목소리로 말했다. 론이 고개를 홱 들고 말포이를 노려보았지만 건너편 책상에서 시무스의 마법약에게 타박을 하고 있는 스네이프를 발견하고 천천히 고개를 내렸다.


“말포이 그거 아니?”


론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마법이 유전된다는 사실 말야. 결국 마법사는 누구나 조상으로 요정을 둔 혼혈이고 그 정보가 발현되면 마법사가 되는 거야, 그러니까 네가 자랑하는 순수혈통은 요정의 피가 더 진한 것뿐이지. 네가 무시하는 집 요정처럼.”


그가 작년 해리가 해명을 위해 이야기해주었던 사실을 말해 버렸다. 그리고 그 사실은 말포이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온 것 같았다.


“뭐, 뭐-”


말포이가 목소리를 작게 하는 것도 잊은 채 눈을 커다랗게 뜨고 입을 벌린 채 멍하니 말했다.


“그, 그, 그런 게 사실일리가 없어.”

“사실일걸?”


론이 말했다.


“덤블도어 교수님이 연구한 사실을 해리에게 말해줬으니까.”


말포이는 패닉에 빠졌다. 너무 큰 충격에 그는 손까지 떨면서 정신을 놓아버렸다. 론은 통쾌하게 복수했다는 사실에 씩 웃으며 해리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론의 표정이 곧바로 다시 굳어졌다.


“위즐리. 무슨 수다를 떠는지 모르겠지만, 내 수업시간에는 말보다 손을-”


그러나 말을 하던 스네이프 교수의 얼굴도 다시 딱딱하게 굳어졌다.


“잠깐.”


그가 굳어진 얼굴을 홱 돌려 해리를 노려보았다.


“이게 무슨 얘기지.”


해리는 그가 레질리먼시로 론의 머릿속을 들여다본 게 분명했다.


“무슨 이야기를 했냐고 물었다. 위즐리.”

“어-”


론이 몹시 당황해서 말을 더듬으며 말포이에게 했던 이야기를 그대로 해주었다.


“-그 이야기는 덤블도어 교수님이 말해주었다고 했습니다.”

“포터.”


스네이프 교수가 일그러진 얼굴을 최대한 평상시처럼 보이려고 노력하며 말했다.


“네가 말한 거짓말에 대해 검증해야 할 필요가 있겠구나. 나머지 공부다. 오늘 저녁7시에 내 사무실로 오거라.”

“죄송하지만, 교수님.”


해리가 최대한 자연스럽게 말하려 애쓰며 말했다.


“오늘 7시에 연구실 수업이 있습니다.”


해리의 말에 스네이프 교수가 인상을 구기며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좋다 그러면 토요일 오후라면 별 일이 없겠지, 포터.”

“네. 알겠습니다.”


스네이프 교수의 화가 어찌나 났던지 그는 네빌의 두꺼비 트레버에게 오그라드는 약을 시험해 본다는 말도 잊은 채 서둘러서 수업을 끝냈다. 평소와 달리 학생들보다도 빠르게 나가버리는 그의 뒷모습을 보며 해리는 덤블도어 교수를 찾아간게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안해, 해리. 내가 괜한 말을 했어. 하지만 스네이프가 어떻게 알았지?”

“말했잖아 그는 레질리먼서라고. 그렇지만 덤블도어 교수님이 수업 중에는 사용하지 말라고 했는데....”

“맞아. 그랬었지. 참, 헤르미온느, 말포이의 표정 봤니-”


그러나 헤르미온느의 대답은 없었다. 론이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 애가 어디로 갔지?”

“화장실이라도 갔겠지.”

“우리 바로 뒤에 있었는데.”


론이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때 말포이가 크레이브와 고일의 호위를 받으며 그들 옆으로 지나쳐갔다. 그는 해리와 론이 옆에 있는지도 모른 채 멍청한 표정으로 지나가 버렸다.


“저기 있네.”


해리가 말했다.


헤르미온느가 헐떡이며 허둥지둥 계단을 올라오고 있었다. 한 손으로는 가방을 움켜잡고, 또 한 손으로는 망토 앞에 뭔가를 밀어 넣고 있는 것 같았다.


“너 어떻게 된 거니?”


론이 물었다.


“뭐가?”


헤르미온느가 되물었다.


“금방 우리 뒤에 있더니, 다시 계단 밑에 가 있으니 말야.”

“뭐라구?”


헤르미온느가 약간 당황한 것 같았다.


“어- 뭘 두고 와서 다시 가야 했거든. 이런-”


헤르미온느의 가방 옆구리가 터져버렸다. 그러나 해리는 전혀 놀라지 않았다. 그는 그 가방 속에 커다랗고 무거운 책이 적어도 수십 권은 쑤셔 넣어져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들은 왜 다 들고 다니는 거니?”


론이 그녀에게 물었다.


“내가 얼마나 많은 과목들을 듣고 있는지는 너도 알잖아.”


헤르미온느가 헐떡이며 말했다.


“그냥 오늘 수업 들을 책들만 가져와도 되지 않아?”


해리가 책을 주워주며 말했다.


“맞아. 오늘은 이 수업들이 없잖아. 오늘 오후엔 어둠의 마법 방어술 뿐이잖아.”

“그래.”


헤르미온느가 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책을 모두 다시 터진 가방 속으로 밀어 넣었다.


“오늘 점심은 맛있는 거였으면 좋겠어. 배고파 죽겠어.”


그녀는 이렇게 덧붙이고는 연회장 쪽으로 걸어갔다.


“헤르미온느가 우리에게 뭔가 숨기고 있는 게 확실하지?”


론이 해리에게 물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그들이 어둠의 마법 방어술 첫 수업을 받으러 갔을 때 루핀 교수는 아직 와 있지 않았다. 그들이 모두 자리를 잡고 앉아 책과 깃펜과 양피지를 꺼내며 수다 떨고 있는데 그가 마침내 교실로 들어왔다. 루핀 교수는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초라한 서류 가방을 교탁 위에 올려놓았다. 그는 시리우스의 집에서 만났을 때보다 훨씬 좋은 식사를 먹고, 깔끔한 망토를 입고 있어서인지 몰라도 훨씬 더 건강해 보였다.


“안녕하세요.”


그가 말했다.


“책들은 다 가방 속에 다시 넣으세요. 오늘은 실습을 할 것입니다. 요술지팡이만 꺼내 놓으세요.”


학급 아이들이 책을 치우며 호기심 어린 시선을 교환했다. 그들은 작년에 가르쳤던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우리에 갇힌 요정들을 가져와 풀어 놓았던 그 잊지 못할 수업 말고는, 어둠의 마법 방어술 수업에서 실습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자 그럼.”


모두들 준비가 되자 루핀 교수가 말했다.


“날 따라오세요.”


어리둥절 했지만 잔뜩 흥미를 느낀 아이들은 재빨리 일어서서 루핀 교수를 따라 교실 밖으로 나갔다. 그들이 아무도 없는 복도를 지나 모퉁이를 돌자 소리의 요정 피브스가 공중에서 거꾸로 둥둥 떠서 열쇠 구멍에 껌을 쑤셔 넣고 있었다.


피브스는 루핀 교수가 아주 가까이 다가갈 때까지도 고개를 들지 않았다. 그런데 그가 발가락을 구부린 채로 흔들며 느닷없이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얼간이, 미치광이 루핀.”


피브스가 노래를 했다.


“얼간이, 미치광이 루핀. 얼간이, 미치광이 루핀-”


피브스는 언제나 무례하고 다루기가 힘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선생님들에게는 약간의 경의를 표했었다. 모두가 루핀 교수의 반응을 보려고 그를 흘끗 바라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는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내가 너라면, 열쇠구멍에서 그 껌을 빼낼 거야, 피브스.”


그가 쾌활하게 말했다.


“필치씨가 빗자루를 가지러 들어갈 수가 없을 테니까 말야.”


필치는 호그와트의 관리인으로, 학생들뿐만 아니라 물론 피브스와도 끊임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성미가 괴팍하고, 끔찍한 스큅이였다. 그러나 피브스는 루핀 교수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큰소리로 혀를 날름거리기만 했다.


루핀교수가 한숨을 한번 짓더니 요술지팡이를 꺼냈다.


“이건 이런 때 쓰기에 유용한 주문이에요.”


그가 어깨 너머로 학급 아이들에게 말했다.


“잘 지켜보세요.”


그가 요술지팡이를 어깨 높이로 올리고는 ‘와다와시!’라고 외치며 그것을 피브스에게 갖다 댔다.


그러자 열쇠구멍에 박혀 있던 껌 덩어리가 총알이 튕겨나가는 것처럼 핑 하며 튀어나가 곧장 피브스의 왼쪽 콧구멍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가 핑핑 돌면서 욕설을 퍼부으며 사라졌다.


“멋져요, 선생님!”


딘 토마스가 놀라서 말했다.


“고맙다, 딘.”


루핀 교수가 지팡이를 다시 치우며 말했다.


“그럼 계속 갈까?”


그들은 다시 출발했다. 학급 아이들은 이제 초췌한 루핀 교수를 약간은 더 존경 어린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그들을 다른 복도로 데려가더니 교무실 문 바로 밖에서 멈춰 섰다.


“안으로 들어가거라.”


루핀 교수가 문을 열고 물러서며 말했다.


전혀 어울리지 않게 낡은 의자들로 가득 찬 길다란 교무실에는 선생님이 아무도 없었다.


“자, 그럼.”


루핀 교수가 학급 아이들에게 교무실 끝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곳에는 선생님들이 여분의 망토를 넣어두는 낡은 옷장 말고는 아무 것도 없었다. 루핀 교수가 그 옆으로 가서 서자, 옷장이 갑자기 흔들흔들 하더니 쾅 하며 벽에서 떨어졌다.


“걱정할 것 하나도 없어요.”


몇몇 아이들이 놀라서 뒤로 펄쩍 뛰자 루핀 교수가 나직이 진정시켰다.


“저 안엔 보가트가 있어요.”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것이 바로 걱정하는 것이라고 느끼는 것 같았다. 네빌은 루핀 교수를 아주 두려움에 찬 표정으로 바라보았고, 시무스 피니간은 이제 덜컥거리고 있는 문손잡이를 아주 염려스럽게 보았다.


“보가트들은 어둡고 닫힌 공간을 좋아해요.”


루핀 교수가 말했다.


“옷장이나 침대 밑의 틈새나 세면기 밑과 같은 곳들 말이에요. 난 괘종시계 속에서 살고 있던 것도 만난 적이 있어요. 이 보가트는 어제 오후에 옮겨왔는데, 교장선생님께 우리 3학년 학생들이 실습할 수 있도록 가만히 내버려두시라고 부탁했어요. 그건 그렇구, 보가트가 무엇인가 하는 것부터 알아 보아야 하겠죠?”


헤르미온느가 손을 높이 들어올렸다.


“그건 어떤 모양으로도 자유자재로 변할 수 있는 괴물이에요.”


그녀가 대답했다.


“우리가 가장 무서워하는 대상으로 변해서 겁을 주지요.”

“정말 잘 설명했어요.”


루핀 교수가 흡족해하자 헤르미온느가 얼굴을 붉혔다.


“따라서 어둠 속에 앉아있는 보가트는 아직 어떤 형태도 갖고 있지 않을 겁니다. 무엇이 문 바깥에 있는 사람을 놀라게 할지 아직 모르고 있기 때문이죠. 보가트가 혼자 있을 때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아무도 모르긴 하지만, 그를 나오게 하면 무엇이든 우리들 각자가 가장 무서워하는 모습으로 변할 것입니다. 이 말은,”


루핀 교수가 네빌이 겁에 질려 말을 더듬는 것도 본체 만체하고 계속 말을 이었다.


“우리가 그 보가트보다 굉장한 이점을 갖고 있다는 뜻이에요. 그게 무슨 말인지 알겠니, 해리?”


옆에 앉은 헤르미온느가 손을 번쩍 들고 그 질문에 대답하려고 애쓰고 있다는 것이 신경쓰였지만, 해리는 천천히 대답했다. 해리가 입을 열자 헤르미온느가 손을 내렸다.


“보이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보가트가 적절한 형태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죠. 겁을 줘야 하는데 사람들이 겁내는 건 제각각이니까요.”

“훌륭해.”


루핀 교수가 말했다.


“따라서 보가트를 상대할 때는 항상 친구들과 함께 있는 게 가장 좋아요. 그가 어찌할 바를 모를 테니까 말이죠. 그는 목 없는 송장으로 변해야 할까 아니면 육식하는 민달팽이로 변해야 할까 고민하게 되니까요. 한번은 바로 그런 실수를 저지른 보가트를 본 적이 있어요. 두 사람을 동시에 놀라게 하려고 반쪽만 남은 민달팽이로 변한 거예요. 전혀 놀랍지 않았죠. 물론.”


그가 아이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보가트를 쫓아버리는 마법은 간단해요. 하지만 정신력을 필요로 하죠. 보가트를 정말로 해치우는 건 웃음소리예요. 그저 그것이 가짜라도 모습이 억지로 우수운 척 하기만 하면 돼요. 우선 요술지팡이 없이 그 마법을 연습해 보죠. 날 따라해 봐요... 리디큘러스!”

“리디큘러스!”

“좋아요.”


루핀 교수가 말했다.


“아주 잘했어요.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건 아주 쉬운 일부분에 불과해요. 그 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요. 그럼 누가 해볼까-”


그가 아이들을 눈으로 훑어보았다. 그리고 겁에 질려 덜덜 떨고 있는 네빌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아, 네가 네빌이지?”

“어-어-네-네.”


네빌이 덜덜 떨며 말했다.


“좋아, 네빌. 이리로 오렴.”


루핀 교수가 말했다.


네빌이 덜덜 떨며 마치 교수대로 가는 것처럼 겁에 질려 걸어나갔다.


“자, 우선 첫째로, 세상에서 널 가장 겁먹게 하는 게 뭔지 말해볼 수 있겠니?”


네빌의 입술이 움직거렸지만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구나, 네빌. 미안하다.”


루핀 교수가 기분 좋게 말했다.


네빌은 마치 누군가에게 도움을 부탁하기라도 하듯 무턱대고 주위를 둘러본 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스네이프 교수님이요.”


거의 모든 아이들이 웃었다. 심지어 네빌조차 변명이라도 하듯 씩 웃었다. 그러나 루핀 교수는 생각에 잠겨있는 것 같았다.


“스네이프 교수라... 흠... 네빌, 넌 할머니와 함께 살지 아마?”

“어- 네.”


네빌이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전 보가트가 할머니로 변하는 건 바라지 않아요.”

“아니, 아니. 내 말을 오해했구나.”


루핀 교수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혹시 네 할머니께서 평소에 어떤 종류의 옷을 입으시는지 우리에게 말해 줄 수 있니?”


네빌은 깜짝 놀란 것 같았다.


“글쎄요... 항상 똑같은 모자를 쓰세요. 위에 박제된 대머리수리가 달린 길쭉한 모자예요. 그리고 긴 드레스를 입으세요. 보통 초록색이죠... 그리고 가끔은 여우 털 목도리도 하세요.”

“그리고 핸드백도?”


루핀 교수가 한 마디 거들었다.


“커다란 빨간색 가방이에요.”


네빌이 말했다.


“자 그럼.”


루핀 교수가 말했다.


“그 옷들을 아주 명확히 묘사할 수 있니, 네빌? 네 마음의 눈으로 그것들을 볼 수 있니?”

“네.”


네빌이 다음에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생각하는지, 다소 자신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 옷장에서 보가트가 불쑥 나와서 네빌 널 보면, 그건 스네이프 교수의 형체를 가장할거야.”


루핀 교수가 찬찬히 설명했다.


“그러면 넌 요술 지팡이를 들어 올리고 –이렇게 말야- ‘리디큘러스’ 라고 외치는 거야- 그리고 네 할머니의 옷에 온 정신을 집중해. 만일 모든 게 잘 되면, 스네이프 교수로 변한 보가트는 네 할머니가 즐겨 입으시는 복장을 하고 나타날 거야. 꼭대기에 대머리수리가 달린 모자에 초록색 드레스를 입고 커다란 빨간색 핸드백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말야.”


아이들 쪽에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옷장이 더 격렬하게 흔들거렸다.


“네빌이 만약 성공하면, 그 보가트는 아마 우리들에게로 차례차례 주의를 돌리게 될 거예요.”


루핀 교수가 아이들을 향해 말했다.


“모두들 각자 잠깐 동안 두려운 것을 생각하고 그것이 우스꽝스럽게 보이는 모습을 상상해 보도록 해요...”


실내가 조용해졌다. 해리는 생각했다. 세상에서 그를 가장 두렵게 하는 게 무엇일까?


그는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슬리데린의 로켓을 없애면서 보았던 형태가 생각났다. 그때 분명 루핀 교수가 덤블도어 교수에게 말했었다.


‘이거 보가트 인가요?’


보가트와 비슷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면, 보가트가 그에게 보여줄 것은... ‘진짜 해리 포터’ 였다.


그 생각이 마무리 될 즘 론이 혼잣말로 ‘다리를 없애’ 라고 중얼거리는 것이 들렸다. 론이 가장 무서워 하는 건 거미였다.


“모두 준비 됐니?”


루핀 교수가 물었다.


해리는 걱정으로 몸이 떨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루핀 교수가 자신에게 보가트를 대면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에 걱정을 덜었다.


“네빌 우린 뒤로 물러난다.”


루핀 교수가 말했다.


“네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말야. 알았지? 네빌이 끝난 뒤 다음 사람을 부르겠어요... 모두들 뒤로, 자, 네빌이 잘할 수 있도록-”


그들은 네빌을 옷장 옆에 혼자 남겨둔 채, 모두 뒤로 물러났다. 그는 창백하고 겁먹은 얼굴로 망토 소매를 걷어 올리고는 요술지팡이를 들고 서 있었다.


“셋을 세자마자 해라, 네빌.”


루핀 교수가 지팡이를 옷장 손잡이에 갖다 대며 말했다.


“하나-둘-셋-지금!”


루핀 교수의 요술지팡이 끝에서 불꽃이 튀어나와 문손잡이를 쳤다. 옷장 문이 활짝 열렸다. 그러더니 매부코에 심술궂은 얼굴을 한 스네이프 교수가 걸어 나와 네빌을 흘끗 바라보았다.


네빌은 지팡이를 들어올린 채, 말없이 뒤로 물러났다. 스네이프 교수가 그에게 달려들었다.


“리-리-리디큘러스!”


네빌이 끽끽거리며 외쳤다.


휙 하는 소리가 나더니 스네이프 교수가 비틀거렸다. 그는 레이스가 달린 긴 드레스에 맨 위에 대머리수리가 달린 좀먹은 커다란 모자를 쓰고 커다란 빨간색 핸드백을 흔들고 있었다.


폭소가 터졌다. 보가트가 어쩔 줄 모르고 머뭇거리자, 루핀 교수가 소리쳤다.


“패르바티! 앞으로!”


패르바티가 굳어진 얼굴로 앞으로 걸어갔다. 스네이프 교수가 그녀를 돌아보았다. 또 한번 휙 하더니, 그가 서 있던 자리에 피로 얼룩진 붕대를 감고 있는 미라가 나타났다.


미라가 얼굴을 패르바티에게로 돌리더니 뻣뻣한 양팔을 들어 올리고 발을 질질 끌며 아주 천천히 그녀 쪽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리디큘러스!”


패르바티가 외쳤다. 그러자 미라의 발에 감겨있던 붕대가 풀렸다. 그리고 붕대가 발에 뒤얽히면서 미라가 앞으로 꼬꾸라졌고, 머리통이 떨어져 나와 데굴데굴 굴러갔다.


“시무스!”


루핀 교수가 큰소리로 외쳤다.


시무스가 패르바티를 지나 쏜살같이 달려나갔다.


휙! 미라가 있던 자리에 바닥까지 늘어지는 까만 머리에 초록 빛깔의 해골 같은 얼굴을 한 여자가 나타났다. 죽을 사람이 있음을 통곡으로 예고한다는 밴시 요정이었다. 그녀는 입을 크게 벌리고 머리카락을 곤두서게 하는, 울부짖는 듯한 소름끼치는 긴 비명 소리를 냈다.-


“리디큘러스!”


시무스가 외쳤다.


밴시가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내더니 목을 움켜잡았다. 목소리가 사라진 것이었다.


휙! 밴시가 다시 쥐로 변하더니 그 꼬리를 잡으려고 빙글빙글 돌았다- 휙! 이번엔 방울뱀이 되어 몸을 휙 틀었다- 휙! 그리고 핏발이 선 눈알이 되었다.


“보가트가 당황했다!” 루핀 교수가 소리쳤다.


“이제 거의 다 되었어! 딘!”


딘이 허둥지둥 앞으로 걸어갔다.


휙! 눈알이 손이 되더니, 홱 뒤집혀서 마치 게처럼 마룻바닥을 옆으로 기어가기 시작했다.


“리디큘러스!”


딘이 외쳤다. 


짤깍 하더니, 그 손이 쥐덫에 걸렸다.


“훌륭해요! 론, 다음은 너다!”


론이 앞으로 껑충 뛰어나왔다.


휙!


갑자기 아이들이 비명을 질렀다. 2미터나 되는 털투성이의 거대한 거미가 집게발을 심술궂게 딸깍거리며 론에게로 다가가고 있었다. 잠시, 해리는 론이 겁에 질려 꼼짝 않고 서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 뒤-


“리디큘러스!”


론이 큰 소리로 이렇게 말하자, 거미의 다리들이 없어졌다. 거미가 데굴데굴 굴러가자 라벤더 브라운이 우는 소리를 내며 달아났다. 그리고 그것이 해리의 발치에서 멈췄다. 해리가 요술지팡이를 들지 않고 루핀 교수가 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오지 않았다.


“해리, 네 차례다!”


해리가 당황한 사이 거미의 여덟 개의 눈이 해리를 쳐다보았다.


휙!


보가트가 사라졌다.


“어?”


모든 아이들이 주변을 보았다. 그러나 보가트는 어디에도 없었다.


“해리, 대체-”


루핀 교수가 당황해서 말하는 순간 해리는 보가트가 무엇으로 변한지 알 수 있었다.


갑자기 교실이 갈갈히 찢어지기 시작했다. 마치 종이 분쇄기에 넣은 종이처럼 세로로 가늘게 죽죽 찢어지더니, 한 줄씩 한 줄씩 세상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무너진 세상 뒤로 해리가 살던 도시가 보였다. 차들이 오가고 높다란 빌딩들이 밤하늘에 빛나고 있었다. 심지어 같은 교실에 있던 아이들과 루핀 교수까지 세로로 찢어지기 시작했다. 모든 아이들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여자 아이들은 울기 시작했다.


“해리! 뭐하는거야!”


론이 자신의 찢어져나가는 왼팔과 다리를 보며 말했다.



“리-리-리디큘러-스-”


해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나 세상은 여전히 찢어져 내리고 있었다. 



펑!



그런데 갑자기, 세상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교무실의 창문과 옷장과 책상, 의자들은 모두 원래대로 돌아왔으며 아이들의 찢어져 내리던 팔다리와 머리도 그대로 있었다. 해리는 놀라서 다시 주변을 살펴보았다. 여자아이들은 여전히 울고 있었고, 네빌은 주저앉아 공포에 질려 있었다. 루핀 교수는 당황한 나머지 입을 벌린 채로 해리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


“이럴 수가...”


루핀 교수가 정신을 차리고 지팡이를 휘두르며 몇 마디를 중얼거렸다. 그렇게 몇 가지 주문을 사용한 루핀 교수가 말했다.


“보가트가... 사라졌어-”


그가 해리를 보며 말했다.


“해리- 보... 보가트가 네 공포를 구현하려는 마법력을 스스로 이기지 못하고... 소멸되었단다.”


그의 말에 교실 안의 모든 아이들이 해리를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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