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01년도에 군대를 의경으로 가서... 처음 자대는 기동대로 배치를 받았는데 지방청에서 수사과장 운전병을 뽑는데 차량반장님이 추천을 해 주셔서 면접을 보게 되었고... 제가 왜 뽑히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뽑히게 되어 일경 첫호봉부터 제대할때까지 수사과장 운전병을 하게 되었습니다

거기에서 직접 보고 경험한 이야기를 적어 봅니다~

경찰에서 지방청 수사과장이란 각 경찰서에서 사건사고가 생기면 업무보고를 받게 되고...

중요한 사건이다 싶으면 수사과장님이 직접 사건 현장을 가게 됩니다~

물론 제가 운전을 해 모시고 가지요~

경찰에서 보는 중요한 사건이다 싶은건... 언론에 노출될만한 사건이거나 연쇄살인 사건 또는 타살으로 추정 되는데 증거가 거의 없어 보이는 사건입니다

그 외에도 살인 사건은 많이 발생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며칠내에 범인을 잡습니다

살인 현장에는 분명히 흔적이 발생하고 사건 정황을 따져보면 범인을 금방 추려낼 수 있기에 대부분의 사건은 며칠내에 종결 됩니다~

일단 사건이 발생하게 되면 지구대 경찰이 사건 현장을 통제하고 경찰서 과학수사계(지금은 명칭 어떤지 모르겠네요~ㅜㅜ)에서 나와 감식을 하게 됩니다

과학수사계에서 감식 하는건 영화나 미드에서 많이 보셔서 아실듯 한데... 짧게 이야기 하면 사건 현장의 모든걸 다 살피고 기록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수사과장님은 그 현장에 가셔서 직접 현장을 확인 하시고 감식한 과학수사계 직원의 이야기를 토대로 수사 방향을 잡으시죠~

그렇기에 과장님을 모시고 다니다 보니 이런저런 사건 현장을 본의 아니게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토막살인도 보게 되었고...타살 되어 호수에 유기 되었다가 발견된 시체도 보게 되었고...

화재로 죽은 사체도 보게 되었는데... 사체들을 볼때면 너무 안타까운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범인을 잡아 사람을 죽이게 된 이유를 물어보면...

돈 몇푼에 사람을 죽이고...헤어지자는데 앙심을 품고 가장 사랑했던 사람을 죽이고...

그냥 자신을 기분 나쁘게 해 죽였다는 진술들이 꽤 많았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 직접 사체를 보게 된 이야기를 하자면 정말 충격입니다

온전한 모습이 아닌 어딘가 해를 당해 발견된 사람의 모습을 보면 그 모습이 쉽게 잊혀지지 않습니다

처음으로 토막살인 현장을 처음 가게 되었는데...

발견 된 경위는 시골길에 마대자루가 두개가 놓여 있었고 가드레인 작업을 하던 인부가 인적이 없는 길에...

자루가 놓여 있는것이 이상해서 자루를 열어 보았더니 돼지고기 같이 고기가 담겨 있어서 보다보니 사람 다리인걸 알게 되어 신고를 하게 되었고 급하게 현장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토막살인이 발생하면 일단 현장에 있는 사체를 병원으로 옮겨 복원을 합니다

그런데 토막살인인 경우는 목이나 손가락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운반을 용이하게 하려는 이유도 있지만 신원을 못 알게 하려는 이유도 많죠~

사체를 보면 사람이 어찌 이리 잔인해 질 수 있는지 무섭더군요~

그 이후에 보게된 사체는 살해 된지 며칠이 된 후에 발견된 사체인데...

정말 냄새도 그렇고 형체도 그렇고 눈으로 보기에도 코로 냄새를 맡기에도 힘든 사체였습니다

지금도 뭐라 형언할 수가 없네요~

살면서 처음 맡아 본 냄새였고 사람이 죽으면 저렇게 되는구나라는걸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부패한 사체를 감식한 날이면 감식한 직원들도 감식하며 입었던 옷 그대로를 속옷까지 벗어 비밀봉지에 담아 바로 세탁소에 맡겨 세탁을 합니다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집에서 빨면 냄새가 잘 안 빠지는거 같다고 하더라구요~

그 이후에 보게 된 사체는 살인을 하고 살인 현장에 남아 있는 증거들을 없애려 불을 지른 사건 현장이였습니다

사람이 죽을때 가장 큰 고통을 받는게 불에 타서 죽는거라 하던데...

불에 탄 사체는 마치 권투를 하는 자세라 하여 투사자세라고 합니다

근육이 불에 오그라 들어 자연스럽게 그런 자세가 된다고 하는데...

불에 탄 사체도 정말 그 모습이 보기 힘들더군요~

그리고 물에 유기되어 뒤늦게 발견 된 사체도 있었는데...

사람이 저렇게 퉁퉁해 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물에 불게 됩니다

사람이 물에 빠지면 처음에는 물에 가라 앉게 되는데...

시간이 흘러 내장이 부패하면서 물위로 떠올랐다가 다시 가라 앉는다고 하더라구요

물위로 떠 올랐을때 찾지 못하면 다시 찾을 수 있는 방법은 다이버가 일일이 수색하는 방법 밖에는 없더군요

그 외에도 높은 곳에서 떨어져 죽은 사체...

칼에 찔려 죽은 사체...

맞아 죽은 사체...

많이 보게 되었는데...

가장 충격이였던건 토막 된 사체였습니다

그 일을 저지른 범인에 대해 정말 분노가 일더군요

처음 사건현장에 가서 사체를 보며 느꼈던 충격과 공포로 며칠동안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잤습니다

눈만 감으면 그 현장이 자꾸 떠올라 잠도 못자고... 21살 남자라고 해도 혼자 있을때면 괜시리 무서운 생각이 들어 오금이 저리더군요~

물론 제가 겁이 많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ㅡㅡ;;

군대 생활에서 그 사체들을 보며 느낀건 정말 내 한 몸 잘 챙기고...남에게 원한 살 일 짓지 말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데 요즘은 아무런 이유없이 저지르는 묻지마 범죄가 많이 생기는게 큰일이네요

경찰도 원한이나 개연성이 있으면 수사를 해 범인을 잡을 수 있지만... 묻지마 범죄는 경찰도 수사한다해도 범인을 잡기가 정말 힘들더라구요~

근데 문제는 요즘 범인들도 진화해 안 잡히려 공부하고 증거를 안 남기니 억울한 죽음들도 많아지는거 같아 안타깝네요~ㅜㅜ

이글 읽는 분들은 조심하셔서 아무 사고 없이 잘 사셨으면 좋겠네요~

어제 글을 하나 올렸는데 많은 분들이 읽어 주셨네요~

오늘은 어제 못다 적은 이야기를 적으려 합니다

어제 적었던 글이나 오늘 글도 그냥 흥미거리가 아니라 자기 몸은 자기가 잘 챙겨서 사건 사고 당하지 않으시길 바라면서 적게 되었습니다

사건이라는게 어떨때는 몇 건씩 연달아 터지는 바람에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또 어떨때는 왜이리 조용하지 할 정도로 사건이 일어나지 않을때도 있었습니다

물론 자살 사건에 대한 업무보고와 노숙자나 독거 노인분들이 자연사 하셔서 올라오는 업무보고는 거의 매일 있었지만요~

그렇게 조금은 조용한 날들로 군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토막 살인에 대한 사건보고가 올라 왔습니다

급하게 준비해서 과장님을 모시고 사건 현장으로 가게 되었는데...발견 된 곳이 의외의 장소였습니다

인적 드문 국도인데 산 밑에 토사나 돌들이 넘어오지 않게 만들어 놓은 옹벽 뒤였습니다

근처에 사람도 살지 않고 교통량도 많지 않은 도로라 정말 발견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어떻게 발견 됐냐고 물어보니...

자갈을 실은 덤프트럭이 그 근처를 지나가게 되었는데 자갈이 날리지 말라고 씌워 놓은 덮개가 그 근처에서 펄럭이면서 날리더랍니다

그래서 덤프트럭 기사님이 차를 세우고 덮개를 다시 씌우려고 하는데...

너무 이상한 냄새가 나는데 어디에서 나는지도 모르겠고 좀 이상한 느낌이 들어 112에 신고해서 지구대 경찰분들이 근처를 돌아다니다가 발견하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그때가 거의 한 여름이라 차들이 창문을 닫고 에이컨을 켜고 다닐때라 운전자가 냄새를 맡기도 힘들었을텐데... 그렇게라도 발견 되었다는게 정말 다행이라 생각이 들더군요

감식하던 직원분들도 피해자분이 자기를 찾아 달라고 덮개를 펄럭인거 아니였겠냐는 말을 하더라구요~

다행이 바로 신원을 확인되서 며칠 후에 범인을 잡게 되어 사건은 종결 되었습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귀신이나 영혼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은 해 보았지만 그닥 믿지는 않았는데... 그때는 귀신이나 영혼이 정말 있는건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또 한번은 잠시 누굴 만나러 나간다는 어머니가 큰 돈을 가지고 나가셨는데... 어머니도 연락도 안되고 만나려 했던 사람도 연락이 안된다는 사건이 접수 되었습니다

수사를 해 보니 만나려 했던 사람이 돈을 노려 어머니를 납치해 죽이고 산에 암매장을 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범인을 잡고 매장한 장소를 물으니 밤에 암매장을 해 어디에 묻었는지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고 하더군요

전의경들이 탐침봉으로 수색을 해도 찾지를 못하자 형사님들이 범인을 더 압박하니 결국 어디 근처라는 말을 하더군요

이 사건이 기억에 남는건...

전의경들이 수색을 할때 실종 된 어머니의 두 딸이 사위와 함께 그 자리를 찾아왔었습니다

장례도 치르지 못한채 상복에 어울리는 않는 삽을 들고 어머니의 시신을 찾겠다며 눈물을 흘리며 엄마를 외치던 딸들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처음으로 내 가까이에 있던 그 범인이 원망스럽고 왜 이렇게까지 해야했냐고 묻고 싶더군요

아무리 돈이 중요한 세상이라지만 돈 때문에 사람을 죽여야만 했는지...

20대의 어린 저에게는 충격이였습니다

그 사건이 있고 며칠뒤에 또 다른 사건 보고가 올라왔습니다~

깊은 산이였는데 계곡쪽으로 suv차량이 전복되어 있어 가까이 가보니 사람 머리가 없는채로 몸만 운전석에 남겨져 있다는 사건보고였습니다

또 급하게 과장님을 모시고 가게 되었는데...사건 현장에 도착하니 감식은 어느정도 끝나 있었고 사체 수습과 사고 차량을 끌어 올리고 있었습니다

감식한 직원분에게 어떤 사고였냐고 물어 보았더니...

운전자가 자살을 하려 했는지 나무와 자신의 목에 줄을 메고 운전석에 탄 상태로 차량을 급출발했고...그 충격으로 머리가 꽤 먼 곳에서 발견 된거 같다고 하시더라구요~

이래저래 형사님들이 조사를 하시고 결국 자살로 사건이 종결되었습니다

왜 그렇게까지 자살을 하시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결코 자살은 정말 옳은 선택은 아닌거라 생각이 들더군요

예전에 "자살하지 마세요"라는 글도 적은 적이 있었는데...

주제 넘게 내가 아닌 누군가에게 자살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하기에는 그 사람의 고통을 짐작도 하지 못하고...

마냥 힘내세요~잘 될겁니다라는 말 한마디로는 그 분들에게 힘을 드릴수는 없지만...

결코 자살이라는 선택은 하지 않으시길 바라여봅니다

잠시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갔는데...

이런 저런 사건 사고 현장을 돌아 다니다 드디어 전역을 하게 되는 날 그 동안의 일들이 하나 둘 떠오르더라구요~

처음엔 사건 현장에서 사체들을 보며 도대체 무슨 원한이 있어 이리 잔인하게 사람을 죽이게 되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한번 두번 사건 현장을 가고 범인을 잡아 심문한 보고서를 보며...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데는 정말 큰 이유는 필요하지 않다라는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저 한순간 자신의 감정을 참지 못하고 저지르는 범죄가 대부분이였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더 어린 학생들이 큰 범죄를 저지른다는 것이 공포스럽더군요

조금만 참았다면 그리 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피해자분들이 정말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요즘 사건 사고 뉴스나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들을 볼때면... 순간을 참지 못해 일어나는 일들이 더 많아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혹시나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정말 화가 나고 참기 어려운 순간이 찾아 온다면... 정말 잠시만...아니면 단 일분만이라도 숨을 돌리시고 대화나 행동을 하셨으면 좋겠네요

한 순간에는 정말 세상에서 가장 참기 어렵고 화가 나는 일일지라도...지나고 나면 대부분의 일들은 그저 아무렇지 않은 일들이 될텐데...잠시 참고 한번만 다시 생각해 보셨으면 해요~

재미없고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는데 감기 조심하시고...따뜻한 저녁 되시길 바랍니다~^^